이 영화를 안 본 사람이 부러운 이유는? 내가 타이타닉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감동을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타이타닉을 어떤 말로 수식할 수 있을까. 아류는 많지만 타이타닉의 감동을 능가하는 영화는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영화가 줄 수 있는 재미는 모두 들어가 있는 종합적인 고전의 반열에 오른 타이타닉의 이모저모를 기록해 본다.
줄거리
어느 해양탐사팀이 84년 전 침몰한 타이타닉 호의 내부에 있는 보물을 탐사하며 시작된다. 보물을 기대했던 탐사팀의 손에 들어온 것은 그들이 그렇게 찾던 목걸이를 목에 건채 그려진 한 여인의 누드화였다. 이후 그림 속 여인이 자신이라는 할머니가 나타났고,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타이타닉 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류층인 로즈(케이트 윈슬렛)와 하류층인 잭(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타이타닉 호에서 처음 만난다. 상류사회의 갑갑함에 지쳐있던 로즈는 자유로운 영혼인 잭을 만나 사랑에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에 빠지고, 두 사람을 바라보는 상류사회의 시선은 당연히 곱지 않다. 더군다나 약혼자가 존재하던 로즈의 상황은 둘의 사랑에 갖은 장애물을 예고했다.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는 과정이 실화였던 만큼 영화는 이를 사실적으로 묘사해 나가고, 그와 동시에 깊어지는 두 남녀의 사랑을 함께 보여준다. 결국 타이타닉 호가 침몰하기 시작하며 등장인물들의 운명도 휘몰아치고, 구사일생 끝에 둘은 함께 탈출했지만 잭은 로즈를 지키기 위한 희생을 택하며 로즈만 살아남는다. 부두에 도착한 로즈는 상류사회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행을 택했고 진취적이고 평온한 인생을 산다. 대양의 심장이라 불리던 목걸이는 로즈가 평생 간직해 왔으나 그녀는 타이타닉 탐사팀을 만나고 있던 중 바다에 그것을 던진다.
출연진
젊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외모 전성기를 감상할 수 있는 영화라 하겠다. 히로인이었던 케이트 윈슬렛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으나 외관상 디카프리오보다 나이 들어 보인다는 오명을 안아야 했다. 디카프리오가 맡은 주인공 잭 도슨이라는 인물은 자유분방한 영혼에 작은 것에도 큰 행복을 느끼는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타이타닉 승선 역시 배가 출발하기 직전까지 임했던 도박판에서 극적으로 이기며 티켓을 따서 탔기 때문에 사망자 명단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상류사회에 질식하기 직전이었던 로즈 드윗 뷰케이터의 자살을 막으며 그녀를 자신의 세상으로 이끈다. 영혼의 주파수가 맞는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끌림과 자유로운 사랑을 보는 재미가 있다. 몰락한 가문을 끌어올리려 딸의 결혼을 수단 삼는 그녀의 어머니와 여성을 소유물 그 이상으로도 이하로도 보지 않은 비열한 인격의 약혼자를 뒤로 하고 잭이 보여주는 새로운 세상에 그녀가 끌린 것은 당연지사였고, 영화는 타이타닉이라는 역사적 비극과 강렬하고도 순수했던 사랑의 결말을 교차시키며 웅장한 감동을 이끌어낸다.
영화를 안본 사람이 부러운 이유
타이타닉의 개봉 당시 인기를 뛰어넘는 영화는 이후로도 보지 못했던 것 같다. 내 방에도 한동안 잭과 로즈가 뱃머리에서 양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의 포스터가 오랫동안 붙어있었다. 영화 속 장면을 방에 걸어둔 것은 그 시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나 보다. 영화가 줄 수 있는 재미, 즉 사랑, 휴머니즘, 액션, 대서사시 등의 요소가 고루 녹아있는 대작이었다고 평가해본다. 제임스 카메론만의 연출이 덧입고 블록버스터급으로 재탄생한 타이타닉이다. 천문학적 제작비와 각종 난관을 꿋꿋이 이겨내고 세상 빛을 보았다는데, 제임스 카메론의 뚝심과 연출력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 또 타이타닉 흥행의 숨은 공신은 BGM을 부른 가수 셀린 디온의 역량이 뒷받침되었다고 생각한다. 셀린 디온은 배경음악의 대표 격인 'My Heart will go on'을 불러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는데, 음악이 가진 신비롭고 청아한 매력이 타이타닉 호에서 피어난 사랑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게 포장해 주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셀린 디온의 이 곡이 포함된 음반은 영화 사상 가장 성공한 음반으로 기록에 남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 영화의 분위기와 명장면들이 눈앞에 떠오르게 되는데, 이런 것이 바로 영화 BGM이 갖고 있는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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