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낮은 지능과 한심해 보일만큼 우직한 성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악조건을 갖고 있음에도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멋지게 성공하는 포레스트 검프의 모습은, 진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몇 가지 태도를 가르쳐 준다. 마음이 시키는 대로, 선량하게,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라는 게 그것이다. 삶을 관통하는 비기를 담고 있었기에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그토록 오래 남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경계선 지능을 가진 남자의 감동적인 인간 승리
포레스트 검프의 어린 시절은 조금 남달랐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지능이 낮았지만 어머니의 교육 의지에 따라 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첫 입학에서 친구들에게 냉랭한 시선을 받지만 한 소녀만은 그에게 자신의 옆자리를 내어준다.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어느 날, 못된 친구들에 쫓기다가 달리기 실력이 일취월장하게 된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나쁜 친구들은 계속해서 검프를 괴롭혔다. 도망치던 검프가 우연히 미식 축구장에 들어갔다가 달리기 실력이 눈에 띄어 대학까지 가게 된다. 주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검프를 누구도 잡을 수 없었고 그는 승승장구한다. 이후 군대 입대를 제안받은 검프는 그곳에서 친구 버바를 만나고 군대에서 에이스로 부상한다. 오랜만에 만난 어린 시절 친구 제니에 대해 검프는 좋아하는 마음을 품지만 제니는 그를 밀어내고, 검프는 베트남으로 떠난다. 베트남전에서 동료들의 생명을 많이 구한 검프는 무공훈장을 받기도 하고 반전 집회에서 연설도 하고, 제니와 재회를 한다. 검프는 군대에서 번 돈으로 새우잡이 배를 사고, 전우였던 테일러 중위가 찾아와 함께 새우를 잡는다. 백만장자가 된 검프는 여전히 제니를 그리워하고, 우여곡절 끝에 제니와 결혼하여 함께 아이를 키운다. 제니는 일찍 병사하지만 검프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간다.
제작 배경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톰 행크스 배우가 의기투합한 이 영화는 아카데미 상을 휩쓸었다. 이 영화는 과거의 흑백 필름에 색을 입히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고 한다. 미국의 실화이기도 했던 이 영화는 인생의 가치과 참 의미에 대해 가르쳐주는 듯하다. 이 영화는 원작 소설이 있었는데,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소설의 속편도 있었다고 한다. 포레스트 검프가 이후 걸프전에 참가하고 OJ 심슨 사건 등 1990년대 사건들을 넣으려고 하였으나 제작 조율을 하던 중 9.11 테러 사건을 기점으로 취소되었다는 설이 있다. 지능이 떨어지는 남자가 성실함과 우직함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게 된다는 이야기에 대해 혹자는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여기에 추가로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영화 속 검프의 행보들이 보수주의 색채를 강하게 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 근현대사의 격랑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일생을 그리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색채나 방향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포레스트 검프의 우직한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부여한 주요 가치와 시스템을 충실히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영화라도 보는 이들의 입맛에 따라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 다만 포레스트 검프가 많은 이들에게 인생 영화가 된 것은, 어떤 정치적 색채나 철학보다는 우리가 쉽게 취하지 못하지만 언제나 그리워하는 것, 즉, '순수'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키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영화가 내게 준 의미
포레스트 검프는 어린 시절 피아노 선생님에게 죽은 시인의 사회를 추천받으면서 함께 추천받았던 두 영화 중 하나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흘러나왔던 OST가 너무 유명한 곡이라 반가웠다. 문득, 검프 같은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낮은 지능이 아니라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대상, 옳다고 믿은 것을 향해 돌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마음을 유지하는 뚝심과 체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이유로 마음을 꺾고 용기를 접는다. 그것이 현명한 처세이고 합리적인 방식이라 믿어버린다. 세월이 지난 후에 남는 것은 회한이다.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가 인간의 약함과 어리석음을 통쾌하게 풍자한 것은 아닐까 싶다. 검프 같은 용기가 1%라도 우리에게 있다면 세상이 좀 더 살만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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