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와 앨리스는 일본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장편 영화로, 중학교 단짝 친구사이인 하나와 앨리스, 그녀들의 고등학교 선배 미야모토 마시시 사이의 삼각관계와 우정을 그려낸 영화다. 10대들의 발랄함과 푸릇한 청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으며, 아련한 설렘이 깔리는 아름다운 연출로도 유명하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 이 영화는 동일본 대지진 이전 일본의 평화로운 분위기와 함께 아오이 유우라는 배우의 청순함을 가득 살려낸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10대 만의 발랄한 젊음
영화의 첫 번째 시퀀스는 하나와 앨리스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보여준다. 두 사람이 바로 옆에 서서 걷지는 않지만 어딘가 같은 방향으로 각자 걸어가는데, 이는 영원한 동반자가 되는 두 사람의 관계를 의미한다. 하나와 앨리스는 새벽부터 전철을 타고 어딘가로 향한다. 학교로 향하는 전철역에서 하나와 앨리스는 마음을 끄는 남학생을 발견한다. 하나는 그 남학생에게 빠지게 되고, 그 남학생을 스토킹 하기 시작한다. 혼자 사랑하고 혼자 오해하고 혼자 상처받는 날들의 연속이다. 하나와 앨리스는 함께 발레를 배우고 있었다. 취미반으로 보이는 아이들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발레를 그만둬야 할지 고민한다. 발레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입학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발레 슈즈를 던져 주며 몇 달을 유예시킨다. 고등학교 입학식 날, 두 사람은 새 교복 피팅 쇼도 하고, 첫 등교의 설렘을 흐드러진 벚꽃과 함께 드러내기도 한다. 이 장면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4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한다. 하나는 특이해 보이는 만담 서클에 가입하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만담 서클의 회원이던 미야모토 때문이다. 미야모토를 스토킹 하던 하나는 미야모토의 꼴통 같은 행동을 목격하고, 하나는 그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생각해 버린다. 이후 자신이 그의 여자 친구였다며 거짓말로 기억을 조작하려는 시도를 한다. 미야모토 선배는 하나에게 시큰둥한 상태에서, 하나의 컴퓨터에 저장된 자신의 사진들을 보고 식겁한다. 이에 관계의 진실을 하나에게 추궁하게 되고, 하나는 거짓말을 계속한다. 친구인 앨리스도 이 사기극에 동참하게 된다. 그런데 미야모토의 감정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세 사람의 관계는 삼각관계로 변한다.
아오이 유우를 위한 영화
이 영화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당연하게도 주인공인 아오이 유우다. 그녀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다. 지금은 결혼하여 작품 활동이 뜸해져 있지만 하나와 앨리스 개봉 당시만 해도 아오이 유우의 인기는 최고였다. 아오이 유우는 극 중 앨리스 역할로, 극에서 본명은 아리스가와 데츠코를 맡았다. 하나 역(아라이 하나)은 스즈키 안이 연기했다. 두 여주인공들이 삼각관계를 펼치는 고교 선배 미야모토 마사시 역할은 카쿠 토모히로가 담당했다. 여기에 국내에도 잘 알려진 배우인 히로스에 료코가 카메오로 등장하였다. 한편 이 영화는 초콜릿 브랜드인 킷캣의 30주년을 기념하는 단편 영화로 구성되었으나 이후 장편으로 수정되었다. 아오이 유우 역시 일본을 넘어 세계에서 주목받는 배우로 크기 시작했다. 아마 아오이 유우가 가장 아름답게 나온 작품이 하나와 앨리스 일 것이다.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영상미와 연출력이 돋보인다. 특히 영화에서 주연 배우들이 입고 나오는 패션 또한 국내에서 화제 된 바가 있다. 우선 우리나라와 비슷한 디자인의 교복 패션이 눈에 띄는데, 이것은 한국의 1960~1970년대 교복 디자인이 일본의 것을 따와서 비슷해졌다는 해석이 많다. 영화를 통해 일본의 전통적인 교복 디자인이 보여주는 스쿨룩의 정석을 감상할 수 있다. 아오이 유우가 영화에 입고 나오는 사복 패션도 빠질 수 없는 감상 포인트다. 자잘한 꽃무늬 등이 있는 패턴의 블라우스와 모노톤의 치마로 과하지 않은 보헤미안 룩을 보여준다. 비 오는 날에 그녀들이 입었던 노란색 우비 또한 영화의 색채감을 살리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록되었다.
가장 이와이 슌지다운 영화
하나와 앨리스는 이와이 슌지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과 편집까지 모두 맡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영화음악의 전곡을 본인이 작곡하며 작품에 애정을 보였는데, 그야말로 이와이 슌지 감독의 세계관이 압축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와이 슌지 감독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이와이 슌지답고, 그만의 영화적 기법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와이 슌지는 우리나라에서 영화 러브레터 감독으로 더 유명하다. 자연광을 이용하는 영상미와 아름다운 감수성이 주요 특징이다. 그는 초반에 주로 TV 드라마와 뮤직비디오 쪽에서 많이 활동했지만 이후 TV 중편 드라마인 '쏘아 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가 주목받으면서 영화감독으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하나와 앨리스의 음악 작업을 통해 보여준 것처럼 음악에 있어서도 출중한 재능을 갖고 있으며 연출, 음악, 영화뿐 아니라 소설을 집필하기도 하는 등 전체적인 예술의 영역에서 고루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와 앨리스 외에 '4월 이야기', '러브레터', '라스트 레터',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등의 영화를 연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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